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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꿈

Date : 2018. 9. 25. 15:25 Category : Log,/Folios

다시 돌아온다.
항해하듯 어떤 곳으로 나아가면서도 한바퀴를 돌아 제자리로 오고 새로운 경험을 하고 다른 영역에 진입하고 난 후 출발했던 자리로 회귀한다.

가끔 내가 낯설다.
전혀 다른 온도의 모습들이, 차이 때문이 아닌 그렇게 큰 간극을, 밋밋하고 균일하게 여겨온 내가 낯설다.

기분 나쁜 꿈을 꿨다.
이승 탈출 넘버원 같은 흉몽은 아니지만 1인칭 내 입장에서 언짢은 구석이 있다. 시작은 헤어 살롱이었고 마지막은 미래형 철도 플랫폼이다. 결말이 종종 교통 수단의 어귀에서 맴도는 건 저승으로 퀵배송 되고 싶은 내 열망의 발현인가보다.
머리를 어떻게 했는지는 없다. 시술이 끝나고 모종의 개인적인 이유로 시간 지연이 있었고 개인 물품을 찾으러 간 곳에 내 담당 직원분은 아무도 없고 사물함은 열려 있었다. 그 개인적인 이유가 심적인 것으로 보아 (그냥 알 수 있다.) 이제 그만 좀 하라는 내면의 계시인 듯. 플랫폼에서의 내용은 흐릿해졌다.
깨고 나니 팔이 저리고 가운데 손가락 끝이 아프다. 몸이 염병하는 걸 이렇게 섬세하게 겪고 싶다고 소망한 적이 없는데.

꿈을 꿨다.
이상하다면 이상하고 희한하다면 희한하고 신기하다면 신기하다. 시작과 끝은 모른다. 나는 병원에 있었다. 내가 환자는 아니었고 방문객이었다. 병원을 헤매고 있었다. 의사로 신분을 위장해 층층을 활보하고 있었고 어느 순간 벗어 던졌다. 아마 밥을 먹는 곳에 도착했을 때일 것이다. 모부는 초반에 함께 했었으나 귀갓길을 함께하기로 하고는 헤어져 만나지 못했다. 만나러 가려고 하는 길에 위와 같은 전개로 이어졌다. 밥을 먹었나? 고르긴 했나? 모르겠다. 그런데 어느 빌딩의 로비로 들어섰고 대단히는 아니지만 꽤 마음에 드는 분위기였다. 익숙하기도 했고 원했던 그레이드이기도 했다. 내가 그곳에 출입할 수 있는 지 불확실했다. 자격이 있을 법도 하고 아니기도 한 느낌이었다. 로비에서도 나를 배척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들어갔었는지 기억이 흐릿하다. 아무튼 그곳에서 어떤 남자를 만나게 되었고 할 일은 함께 보트를 타거나 걸으며 코스를 돌고 오는 것이었다. 이게 의무였는지 놀이로서인지는 모르겠지만 함께하는 동안 있는 그대로 감정과 생각을 주고 받을 수 있어 즐거웠고 편안했다. 코스가 끝나자 애틋함을 느꼈지만 아쉽지는 않았고 헤어져 같은 빌딩 안에 각자 있었다. 그러다 어떤 상황이 벌어졌다. 설정된 정황으로는 그의 가족이 치료가 어려운 병으로 입원을 해 있었고 같은 상황을 가진 또래 남자가 하나 더 있었다. 이 남자는 디테일한 정보가 없지만 내 무의식의 산물로 건물이나 행인과 같이 꿈의 일부였다. 이식 수술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1명에게만 주어지는데 남자가 이 사람을 총으로 쏴 가슴을 맞혔다. 아마 죽었을 것이다. 나는 정확히 슬펐지만 잠시 뿐이었고 그게 이상했다. 아름다운 추억으로 느꼈는데 슬픔을 가볍고 빠르게 통과했다. 그리고 깨어났는지, 그랬나보다. 긴급 수면을 취하며 여러가지 꿈을 꾼 듯 한데 선명하게 기억하는 건 이것이다. 꿈이 무언가를 말하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지만 나는 해석이 묘연하고 어디에 말하게 되지도 않는다. 그렇다. 이 꿈은 무슨 의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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